Being an A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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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식생활 르포르타쥬 일기


1.
고구마를 먹었다. 어머님의 친구분이 보내온 걸 다시 내게 나누어주신 황토 묻은 고구마. 잠시 망설이다가 흙을 씻어내고 쪘다. 처음 먹어본 해남 고구마. 너무 맛이 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다섯개를 연속으로 먹는 기염을 토했다. 왜 전라도는, 사람이 요리하지 않아도 맛있는거냐. 백반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요즘 유행한다는 육회를 나는 오직 전라도를 여행할 때만 먹는다. 역시 먹어본 사람만 안다. 

2.
빕스에서 이것저것 집어먹다가 마침내 베트남 국수를 먹었다. 그런데 보는 순간 향초(여기서 뭐라고 부르는지 잊었다)를 발견하고 얼른 덜어내어 윤후에게 주었다. 이건 도무지 입에 붙지 않는다. 꼭 비누를 씹는 기분이다. 국물은 뭐랄까, 말레이시아 산 컵라면 비슷했다. 인공과 자연의 중간 쯤이랄까. 얼큰하지도 않고 푸근하지도 않고. 베트남 여인들이 해준 쌈과 국수는 매우 맛이 있었는데 말이다.

3.
갑자기 김치가 대량으로 생겨서 매일 방대한 양을 먹고 있다. 찌개, 두부김치, 그냥 볶음, 볶음밥... 결국 꿈에 김치가 나를 먹었다.

4.
'토굴' 된장이라는 것을 지난번에 샀는데, 너무나 짜서 괴롭다. 함께 넣은 싸구려 두부가 짠 줄 알았더니 된장이 짠 거였다. 토굴에서 6개월 숙성시켰다는데 왠지 숙성된 짠맛이라기보다 소금 맛인 듯하여 의심스럽다. '된장 냄새 나는 된장'을 본지 오래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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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luexmas 2009/11/07 03:23 # 답글

    전라도 음식, 사실 많이 먹어보지 않았지만 맛있다는 데 동의 안 할 수가 없지요... 맛있는 고구마라니 부럽습니다^^ 그 풀을 우리나라에서는 고수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 백면서생 2009/11/07 12:10 #

    설명을 할 수 없습니다만 아무튼 뭔가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갔던 것이 지난해 가을의 담양과 남원이었는데, 지금 기억해보니 우습게도 주식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반찬의 하나로 육회가 나왔었다는... -.-

    고수군요. 들어도 자꾸 잊습니다. 이게 혹시 산초하고는 다른건가요. 오래 전에 부산에 갔다가 이게 들어간 국밥을 한 입 먹고 거의 죽을 뻔 했었습니다. 엇 산초가 고수인가...


  • bluexmas 2009/11/08 23:55 #

    산초는 저도 잘 모르는데, 매운 맛의 양념이 아닌지요? 저희 부모님도 전라도 가서 드시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는데, 음식이 참 자극적이지도 않고 정갈하더라구요.
  • 백면서생 2009/11/09 10:49 #

    산초가 아마 '맵다'기보다는 '박하'스럽다고 해야할까요... 음, 모르겠네요 어찌 설명해야 할지. 아무튼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처음 먹어본 것이 제대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는데, "우이씨, 이거 다이알비누잖아!" 했었습니다.
  • 페스츄리 2009/11/07 14:47 # 삭제 답글

    맛있는 섭생식을 잡숫고 사시니 상당히 부럽습니다. 전 인스턴트식품이나 분식을 엄청 좋아해서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만..고구마는 참 제 입에도 맞을 것 같아요.
  • 백면서생 2009/11/07 22:48 #

    인스턴트 음식을 아주 안 먹지는 않습니다. 햄버거도 와퍼 올 엑스트라 무지 좋아합니다. 그리고 냉동 만두는 자주 먹습니다. 워낙 만두를 좋아하는데 만들기가 수월치 않아서 말입니다. 아마 라면 정도의 의미로 자주 먹는 것 같습니다. 라면도 좋아합니다. 양파를 아주 많이 넣어서 먹으면 좋습니다. 고구마는 요즘 슈퍼에 가면 싸게 팝니다. 아침 식사로 우유와 함께 드시면 최고지요.
  • 페스츄리 2009/11/08 01:27 # 삭제

    그런데 위에서 말씀하신 맛좋고 먹어 利만 되는 그런 음식맛이 뚝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징그러운 논쟁 이름하여 "박정희 혈서 위작설"이 황하의 모래먼지 날리듯 어지럽게 흗날리는 것 같군요. 아 진짜..아마 염약거나 혜동과 모기령간의 "상서고문위작설"을 둘러싼 논쟁과 비견해도 괜춘을 지적흥분이 그 분들에게 "만" 넘쳐나는 것 같군요.

    비교할 가치도 없지만..
  • 백면서생 2009/11/08 01:52 #

    진중권씨가 이와 관련하여 난장 토론에 출연한 영상도 보셨겠군요. 제가 진 교수였다면 복창이 터져 그 자리에서 아마 심장마비 걸렸을겁니다. 문제는 박정희 친일 증거를 가져와보라는 그런 인간들이 교수고 학자고 제자들 가르치고 있다는거지요. 더 문제는 그 제자들은 친일이고 혈서고 아무 생각 없구요. 그중 똑똑한 놈들은 그나마 '탈정치'라 변명하고, 대부분의 멍청한 놈들은 아예 생각 자체가 없더군요.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가 예상됩니다.
  • 페스츄리 2009/11/08 19:59 # 삭제 답글

    베트남 쌀국수를 저도 먹어 봤는데,,맛이 희한하더군요. 맛에 익숙해질려면 좀 적응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중국돼지고기볶음도 맛이 상당히 특이하더군요. 그래도 "동파육"은 또 먹고 싶습니다. 샹차이도 꾹 참고 먹어보고, 그 초우또우푸도 한번 입에 대 봤으면 싶네요.
  • 백면서생 2009/11/08 23:39 #

    소스가 좀 낯설지요. 그래도 젓갈 종류를 많이 섞지 않은 곳은 괜찮습니다. 우리 멸치 액젓과 동일한 물질로 소스를 삼는 경우도 있답니다. 중국 요리는 저보다 전문 요리블로거 bluexmas님께 가보셔야겠네요.

    샹차이를 넘기실 수 있다면 초또푸 또한 가능하실거라는... -.- 사실 초또푸는 숨만 쉬지 않으면 넘길 수 있다는... -.-
  • 양승훈 2009/11/10 01:07 # 삭제 답글

    베트남에서 6일 있었는데. 그 '향초' 덕택에 식사를. 스팸과 고추장이 없었다면 살 수 없었을 지도... ;; 아, 그리고 베트남 음식의 압권은 간장이죠. 메콩강에 대한 제 해석은 메주콩강이 아닐까 하는.. 간장냄새가 진동을 하죠. 그 간장냄새가 식탁에서 똑같이 나요. ;; 그리고 거기에다가 아이들 오줌 누고 엄마들 빨래한 물에서 건진 물로 끓인 오뎅탕(?)의 오뎅을 찍어서 먹으면.. 유후~ 아, 그래도 열심히 먹었죠.

    오랫만이에요~~ 요즘은 소식이 뜸했네요. ㅎ
  • 백면서생 2009/11/10 01:16 #

    남쪽으로 갈수록 많이 먹는 것 같더군요. 아 캄보디아, 베트남 이렇게 가셨더랬지요. 부러워라. 그 간장은... (넉 맘인가요... 잘 모름) 거기도 오뎅/어묵을 먹나봅니다. 그래도 잘 견디셨네요. 대단합니다.

    학기 중이니 어디 가셨을 리는 없었는데, 정말 뜸하셔서 궁금했습니다. 블로그에 놀러도 못 갔어요 -.- 이름 잊을 뻔 했네요. 함 봅시다래. 술은 못 해도 국밥과 차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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