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풍선

며칠 전에 CNN을 보다가 부시가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꼭지를 좀 오래 지켜보았다. 그는 이스라엘 국회 크네셋Kneset에서 상당히 따뜻한 환영을 받았는데, 서비스였는지 한 문장을 히브리어로 말했고,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아마 이게 이스라엘에게는 꽤 의미있는 말이었나보다. 많은 의원들이 박수를 치다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말하려는 것은, 그가 그렇게 행복한 연설을 하고는 있었지만 다음 일정은 바로 아랍 국가들로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이어지는 꼭지는 한 다큐멘터리 감독의 작품 촬영에 대해서였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이었는데, 5월 14일, 즉 부시가 이스라엘 국회에서 연설한 바로 그날에 관해서 찍고 있었다. 그 날은 이스라엘 건국 60주년이 되는 날이었고, 바로 그 다큐멘터리 작가의 동포 모두가 자기 땅에서 쫓겨난 날, 재난의 날이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 날을 "알 나크바Al Nakba", 즉 "재앙catastrophe의 날"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물론 전혀 몰랐었다.

지금도 가자 지구에서는 거의 매일 쇠파이프로 만든 간이 발사대에서 로킷이 정착촌으로 날아든다. 그러면 어김없이 고성능 무장 헬리콥터가 보복을 가한다. 하마스 정권이든, 파타FATA든, 헤즈볼라든, 이스라엘이든, 결국 죽는 것은 영문 모르는 민중이다. 그래, 다행히도 나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해서 알았던 것만큼 점점 더 아랍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가고 있다.

물론 내가 바라는건 평화다. 중동, 아랍, 서아시아, 걸프만, 뭐라고 부르던간에, 물론 내 나라를 포함해서, 나는 평화를 바란다. 서로 죽이지 말고, 서로 위협하지 말아라. 이게 내 기도다. 다푸르, 대만 해협, 남북한, 미얀마, 티벳, 짐바브웨, 레바논, 아프간, 이라크, 그리고 팔레스타인, 매일 죽어간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진짜 평화다. 나는 아직도 정의, 평등, 그리고 밥이 없는 평화는 가짜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냥, 이 검은 풍선들에 담긴 그들의 염원에 대해서 기도했다. 이 감독은 알 나크바 날에 검은 풍선을 날리는 기획을 하면서 그걸 다큐멘터리로 찍으려는거였다. 나는 그걸 보고 검은 풍선. 그리고 신께서 그들의 호소를 들어주기를 기도했다.

나는 민중의 절규를 듣는 신을 믿는다, 고 믿고 있다. 즉, 내가 믿는 신은 민중의 절규를 들어주는 신이라고 믿고 있다. 이름은 아무래도 좋다.

by 백면서생 | 2008/05/22 01:50 | 관심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leonidas.egloos.com/tb/437289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