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식생활 르포르타쥬

1.
고구마를 먹었다. 어머님의 친구분이 보내온 걸 다시 내게 나누어주신 황토 묻은 고구마. 잠시 망설이다가 흙을 씻어내고 쪘다. 처음 먹어본 해남 고구마. 너무 맛이 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다섯개를 연속으로 먹는 기염을 토했다. 왜 전라도는, 사람이 요리하지 않아도 맛있는거냐. 백반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요즘 유행한다는 육회를 나는 오직 전라도를 여행할 때만 먹는다. 역시 먹어본 사람만 안다. 

2.
빕스에서 이것저것 집어먹다가 마침내 베트남 국수를 먹었다. 그런데 보는 순간 향초(여기서 뭐라고 부르는지 잊었다)를 발견하고 얼른 덜어내어 윤후에게 주었다. 이건 도무지 입에 붙지 않는다. 꼭 비누를 씹는 기분이다. 국물은 뭐랄까, 말레이시아 산 컵라면 비슷했다. 인공과 자연의 중간 쯤이랄까. 얼큰하지도 않고 푸근하지도 않고. 베트남 여인들이 해준 쌈과 국수는 매우 맛이 있었는데 말이다.

3.
갑자기 김치가 대량으로 생겨서 매일 방대한 양을 먹고 있다. 찌개, 두부김치, 그냥 볶음, 볶음밥... 결국 꿈에 김치가 나를 먹었다.

4.
'토굴' 된장이라는 것을 지난번에 샀는데, 너무나 짜서 괴롭다. 함께 넣은 싸구려 두부가 짠 줄 알았더니 된장이 짠 거였다. 토굴에서 6개월 숙성시켰다는데 왠지 숙성된 짠맛이라기보다 소금 맛인 듯하여 의심스럽다. '된장 냄새 나는 된장'을 본지 오래된 것 같다.

by 백면서생 | 2009/11/07 02:41 | 일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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